동지기도 법회

“동지가 들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”라는 말이 있습니다. 

동지冬至란, ‘겨울의 차가운 기운이 극에 이르렀다’는 뜻으로, 음陰의 기운이 가장 길고 양陽의 기운이 가장 짧다가 양陽이 비로소 다시 하나 생겨나기 시작하는 때입니다. 

동짓날에 노루꼬리만치 생겨난 이 적은 양陽의 기운이 오히려 그 힘은 장대해서 세상을 가득 매웠던 음陰의 찬 기운을 변화시켜 세상의 겨울을 봄으로 바꿉니다. 

밝고 따듯한 이 양의 기운은 다른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어둡고 차가운 음의 기운 그대로가 변한 것입니다. 음陰(어둠)의 성질 그대로가 양陽(밝음)의 성질로 탈바꿈하는 길목이 이 ‘동지’입니다. 

마치 여름내 푸르던 잎들이 모두 떨어지고 나서야 다시 붉은 잎이 새로 가지에서 돋아나는 것이 아니라, ‘푸른 잎 그대로가 붉게 물드는 것’을 우리는 [단풍]이라고 하는 것과 같이,

기나긴 어둠을 멀리 벗어난 후에야 다시 밝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, 어둠과 괴로움이 분명히 자리한 이 일상의 골목길 위에서 ‘기도의 등불’을 높이 받쳐들어 그 기나긴 길을 밝혀 나아가는 것을 우리는 [인생, 혹은 행복]이라고 하며, 이것이 기도의 목적입니다. 

“동지기도에 들면 기나긴 무명초無明草도 새 믿음[信]을 낸다”

*** 금년에는 혜양사의 풍경이 담긴 달력을 탁상달력과 함께 자체제작하였으니, 동지법회날에 많이 참석하셔서 달력을 1부씩 받아가시길 바랍니다.

12월(무량수전 촛불)